우리는 왜 또 하나의 AI 워크스페이스를 만드는가

지금 AI 워크스페이스 시장은 이미 붐빈다.
Buzz.xyz, Grok의 봇들, 그리고 Slack 같은 기존 협업 도구까지 모두 에이전트를 넣고 있다. 방향도 비슷하다. 인간이 나눈 대화를 이해하고, 그 대화를 실제 업무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 경쟁이 심한 시장에 또 뛰어들었을까.
나는 오래전부터 인류의 진화를 이끌어온 가장 강력한 힘 중 하나가 상상력이라고 생각해왔다.
인간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만든다. 뇌를 단순히 생존하기 위한 도구로만 사용하지 않았다. 건물을 상상하고, 제품을 상상하고, 회사를 상상하고, 아직 세상에 없는 기술을 상상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한다.
상상이 실행되는 순간, 가치가 만들어진다.
Markhub는 이 생각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의 문제를 풀려고 했다
나는 오랫동안 디자이너로 일했다.
당시 가장 불편했던 것 중 하나는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이었다.
피드백은 한곳에서 오지 않는다. 미팅에서 말하기도 하고, 이메일로 보내기도 하고, 메신저에 남기기도 한다. 전화로 갑자기 이야기할 때도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디자이너는 이 피드백을 다시 정리하고, 작업에 반영하고, 결과물을 만들고, 또 다른 채널을 통해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무언가 하나라도 빠지면 다시 작업해야 한다. 일정이 밀리고, 비용이 발생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다.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가 피드백을 잘 주고받을 수 있는 도구를 만들자."
그게 초기 Markhub였다.
그리고 실패했다.
돌이켜보면 문제의식은 맞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새로운 도구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일을 잘하는 개인이 꼼꼼하게 관리하면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래서 두 번째 가설을 세웠다.
채팅 위에 디자인 피드백에 특화된 기능을 올려보자.
이 가설도 실패했다.
결국 우리가 만들고 있던 것은 "디자인 팀을 위한 조금 다른 Slack"에 가까웠다.
두 번의 실패에서 하나를 발견했다
제품 실험은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상하게 계속 남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무엇이 디자이너를 일하게 만드는가?
그리고 반대편에서는,
무엇을 위해 클라이언트가 돈을 지불하는가?
계속 파고들자 답은 놀랄 만큼 단순했다.
요청과 결과(Request → Result)였다.
클라이언트가 궁금한 것은 결국 이것이다.
"내가 요청한 것이 어떤 결과가 되었는가?"
"내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었는가?"
"언제 결과를 받을 수 있는가?"
반대로 디자이너는 이런 것을 생각한다.
"이 요청을 처리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
"여기서 어떤 후속 업무가 발생하는가?"
"그리고 이 일을 통해 얼마의 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
아주 작은 프리랜서 디자인 프로젝트조차 뜯어보면 꽤 복잡하다.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레퍼런스를 조사하고, 초안을 만들고, 리뷰와 피드백을 받고, 수정본을 공유하고, 최종 승인을 받은 뒤 납품한다.
결국 처음에는 요청이 있고, 마지막에는 결과가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수많은 일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건 디자인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구조를 다른 산업에 대입해보면 더 재미있어진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가 하나의 제품을 만든다고 해보자.
상품을 기획하고, 성분을 조사하고, 배합을 정의하고, 시제품을 만든다. 이름과 브랜드를 정하고, 공장에서 양산하고, 패키징하고, 마케팅하고, 배송하고, 오프라인 채널에 납품한다.
생각나는 것만 적어도 열 단계 가까운 과정이 나온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견적서, 엑셀, 기획서, 보고서, 디자인 파일 등이 만들어지고 수정된다.
하나의 제품이 실제로 세상에 나오기까지 각 파일의 버전까지 포함하면 수십, 수백 번의 업데이트가 일어날 수 있다.
거기에 작성자가 있고, 검수자가 있고, 의사결정권자가 있다.
누군가는 요청하고, 누군가는 실행하고, 누군가는 확인하고, 누군가는 승인한다.
산업은 완전히 달라도 구조는 놀랍도록 비슷하다.
요구사항 → 실행 → 결과 → 피드백 → 다시 실행.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 반드시 존재하는 것이 하나 있다.
대화다.
일은 결국 대화에서 시작된다
"이거 조사해주세요."
"이 부분을 이렇게 바꿔주세요."
"이 안으로 진행합시다."
"이 자료를 기준으로 견적서를 다시 만들어주세요."
"클라이언트가 승인했습니다. 생산 들어가죠."
우리가 일하면서 매일 하는 수많은 대화는 사실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다.
그 안에는 요구사항이 있고, 지식이 있고, 의사결정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대화가 끝난 다음, 다시 사람이 움직여야 했다.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을 쓴다.
메시지를 읽고 할 일을 옮긴다.
엑셀을 업데이트한다.
문서를 만든다.
개발자에게 티켓을 전달한다.
디자이너에게 수정사항을 전달한다.
그리고 또 확인한다.
여기서 우리가 세 번째 가설에 도달했다.
대화 자체가 일을 움직이게 만들 수는 없을까?
그래서 우리는 대화를 모은다
AI가 등장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달라졌다.
사람이 모든 반복 업무를 직접 실행하지 않아도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화 속에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찾고, 해야 할 일을 만들고, 필요한 컨텍스트를 연결하고, 가능한 일은 AI가 직접 실행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Markhub는 단순히 대화를 저장하는 협업툴도, 회의를 요약하는 노트테이킹 툴도 아니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대화를 한곳에 모으고, 그 안의 지식과 의사결정을 실제 실행으로 연결하는 허브를 만들고 있다.
사람은 대화에 집중한다.
Markhub는 그 대화에서 해야 할 일을 찾는다.
그리고 사람이 해야 할 일은 사람에게, AI가 할 수 있는 일은 AI에게 연결한다.
필요하다면 로컬 에이전트와 연결해 개발, 디자인, 문서 작업까지 이어지게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지식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다.
저장된 지식이 실제 결과가 되게 만드는 것이다.
대화는 데이터가 아니라 실행을 위한 에너지다
우리가 대화를 모으려는 이유는 모든 것을 기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인간의 입과 손에서 나오는 언어에는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것들이 들어 있다.
"이런 제품을 만들고 싶다."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면 어떨까?"
"이 부분을 바꾸자."
"이걸 다음 주까지 만들어보자."
그것은 아직 결과가 아니다.
하지만 실행되면 제품이 되고, 디자인이 되고, 코드가 되고, 계약이 되고, 매출이 된다.
나는 AI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힘도 결국 인간의 지식과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AI가 아무리 강력해져도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는 인간에게서 시작된다.
그래서 Markhub가 모으고 싶은 것은 단순한 채팅 로그가 아니다.
인간의 상상과 지식이 실행되기 직전의 순간들이다.
그리고 그 순간과 실제 결과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짧게 만들고 싶다.
대화하면, 일이 진행된다.
그게 우리가 경쟁이 심한 AI 워크스페이스 시장에 다시 뛰어든 이유다.